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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녹(綠鏽) >

김규태, 양종용 2인전

녹(綠)은 단지 푸른빛이 아닌, 습기와 시간 속에서 조용히 번져가는 생명의 색입니다.
강한 뿌리 없이도 척박한 표면에 스며들어 공간의 결을 바꾸는 이끼처럼 말입니다.
또 다른 녹(鏽)은 사라짐이 아닌, 천천히 닳고 변해가며 비로소 드러나는 시간의 표면입니다.
뜨거운 불길을 견디며 스스로 고아한 흔적을 새겨 푸르게 익어간 도자기와 같습니다.

전시 < 녹녹(綠鏽) >은 이렇듯 서로 다른 결을 지닌 양종용, 김규태 두 작가의 시선이 한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감각의 풍경입니다. 
이질적인 두 매체는 자라남과 침식, 생성과 퇴적, 선명함과 바래짐 사이에서 하나의 깊은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어떤 것은 생생하게 살아나고, 어떤 것은 천천히 녹슬어 가지만, 그 모든 변화는 결국 시간의 아름다운 얼굴입니다.
두 작가가 제안하는 청록빛 연대와 온전한 안식의 시간에 초대합니다.
초여름 바람결을 따라, 다녀가셔도 좋겠습니다. 


2026.05 갤러리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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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녹녹(綠鏽) >은 회화와 도자라는 이질적인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 속에서 기어이 관계를 맺고 공존하는 방식을 들여다봅니다. 
화폭 위로 낮게 번져가는 양종용의 초록 이끼가 품은 생명력과, 
뜨거운 가마를 견디며 고착된 김규태의 푸른 도자기가 머금은 고요한 시간성.
상반된 두 결이 만나 삶의 연결을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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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용 : 화폭 위에 펼쳐진 낮고 고요한 포용의 이끼

양종용 작가가 화폭에 펼쳐낸 이끼는 높이 솟구치기보다 낮게 넓어지며 주변의 모난 모퉁이를 덮고 감싸 안습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대지에 밀착해 살아가는 이끼는 주변을 조화롭게 만드는 매개이자 작가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이끼는 '그릇'과 '변기' 위로 나직이 내려앉습니다.
담아내는 '그릇'의 포용과 덜어내는 '변기'의 성찰은 생명을 유지하는 본질적인 순환의 과정입니다.
작가는 이처럼 채우고 소화하는 삶의 순환과 관계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진솔하게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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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 불과 산화가 빚어낸 푸른 시간의 흔적

도자예술가 김규태는 흙과 유약, 불의 정직한 조화 속에서 삶의 곁을 지키는 기물을 빚어냅니다.
작업의 핵심은 진사 유약의 산화 작용이 빚어낸 '아름다운 녹'입니다. 
가마 안의 뜨거운 불길 속에서 광물과 산소가 격렬하게 반응해 탄생한 청록빛은, 
오랜 풍파를 견디고 고아하게 녹이 슨 청동처럼 가마 속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머금고 있습니다.
이 고요한 시간의 두께는 일상에서 쓰이고 채워지는 '실용 자기' 위에서 완성됩니다. 
그의 도자는 감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맞닿고 삶의 온기 어린 교차가 일어날 때 비로소 쓰임과 본질을 증명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과장 없이 단단하게 자신만의 내실을 채워가겠다는 작가의 곧은 다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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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녹(綠鏽) : 서로를 보듬는 연대와 공존의 형태
이로써 두 '녹'은 단순한 시각적 조화를 넘어 삶의 공존 방식을 제안합니다.
타인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이끼의 유연함과, 뜨거운 불길을 견뎌내고 온기를 담아내는 도자기의 견고함.
전혀 다른 두 세계의 어우러짐은 우리가 관계 속에서도 어떻게 내면의 중심을 지키며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전시실을 가득 채운 청록빛 고요 속에서, 마음에 온전한 안식을 채워가시길 바랍니다.

갤러리 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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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문의
010 8684 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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