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나의 작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주제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가치다.
나의 작품에서의 사랑은 단순히 연인 간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간이 왜 함께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를 맺고 공존을 배우는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된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며 돌보는 과정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이러한 과정이야말로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하나의 사회를 이루게 하는 조건이자 인간다움의 기반이 된다.
내 그림 속 장면들은 평온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현실을 그려낸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 감정의 순간을 그려낸 것이다.
사랑과 신뢰가 영원할 수 없는 세상에서, 나의 작업은 이 감정들이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지속되기를 바라는 조용한 희망을 품고 있다.
나는 이러한 희망을 어린아이들에게서 찾곤 한다.
어린 아이들은 누군가를 판단하기보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의심보다는 신뢰로 타인을 바라본다.
이 단순한 수용과 신뢰의 마음에서 관계가 시작되고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나의 작품 속 인물들은 특정 개인을 나타내기보다는 누구나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보편적 형상이다.
단순화된 형태와 서툰 몸짓, 그리고 과장된 표정은 미숙하지만 진솔한 마음으로 타인과 관계 맺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즉, 현재의 내가 잠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동심의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게 하는 매개체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우리 안에 묻혀진 인간 고유의 감정, 즉, 사랑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을 거부하거나 배제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차분히 마주하며 사랑의 감각을 다시 발견하고 붙잡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