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아득한〉은 ‘보이는 아름다움’과 ‘닿을 수 없는 본질’의 간극을 탐구하는 전시다.
유리라는 매체는 투명성과 반사, 그림자와 굴절을 동시에 품는다.
이상민은 그 속에서“비워냄을 통해 드러나는 본질”을 탐구한다.
유리의 투명함은 모든것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결코 완전히 닿을 수 없게 만든다.
그 속에서 빛은 시간의 언어가 되고, 기억은 유리 속에서 다시 숨을 쉰다.
그의 조각은 복원이 아니라 기억의 환기이며,
사라진 것의 정신을 다시 불러내는 현재적 행위이다.
이상민의 유리 인그레이빙은 감정의 고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분청사기, 백자, 청화 항아리 등 사라진 유물의 형상을 실물 크기로 유리에 음각한다.
그러나 그가 새긴 것은 사발이 아니라 ‘시간의 깊이’이며,
그가 드러낸 것은 형태가 아니라 ‘존재의 여운’이다.
그의 작업은 실체를 복원하는 대신,
그 부재의 자리를 빛으로 환기한다.
즉, 이상민의 유리는 과거와 현재, 실체와 빛, 기억과 감정이
한순간에 포개지는 ‘투명한 시간의 장(場)’이다.
“그의 유리 부조는 마치 홀로그램처럼,
사라진 기물의 영혼을 빛으로 다시 불러내는 일이다.”